사람이 한번 칼을 뽑았으면 무우라도 썰어야하듯
15분 쏙쏙어휘를 틀었으면 그날 그 순간에 그 자리에서 인상적인 단어 몇개는 머리속에 쏙쏙 넣고 가야하는 법이다. 암...
실은 이제와 고백하건데 시원스쿨 스페인어를 시작한지 얼마 안됐던 시점에 15분 쏙쏙어휘에 도전을 한 적이 있었다.
노트 정리도 꼼꼼히 하면서 내 나름 듣는다고 열심히 들었었는데
수업 내용 자체는 강의 시간도 짧은 편에다 단어들도 어렵지 않았고,
또 우리의 예씨쌤께서 마르고 닳도록 발음 연습을 시켜주시기 때문에 혼자서도 아주아주 재미나게 진도를 나갔다.
그렇게 15강 넘게 공부를 지속했는데......문제는 동영상 강의에는 없고, 따로 프린트 해야만 볼 수 있는 파일로 존재하는 보충 어휘에 있었다.
처음 몇번은 보충 어휘도 차곡차곡 외워보려 했지만, (나만 쓰레기인건지) 이게 참 인간이린게 공부를 지속하다보니
점점점 그 순간순간에 편한 방향으로만 갈려고 요령을 피우게 되더라는........ㅠㅠ
어느 순간부터인지는 몰라도 파일을 프린트한 자료를 정성스럽게 오려내서 노트에다 예쁘게 붙여놓기만 하고 다시 들여다보지 않고 있더라는.......
이러느니 보충어휘는 포기해버리고 차라리 그냥 동영상 강의나 충실히 듣는게 더 낫겠다 싶었다.
이런 사실을 깨달은 시점에 <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해서? 나는 아무도 시키지 않고,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있는거지? 누구를 위해서? > 하며 심하게 현타가 와 버렸고, 그 바람에 15분 쏙쏙 어휘 공부는 거기서 딱 중단이 됐다.
아 물론, 현타는 15분 쏙쏙 어휘 한정이라 다른 쌤들의 강의는 계속 들었다. ㅎㅎ
요즘엔 예전의 시행착오를 거울 삼아서 프린트 내용까지 일단 다 일일히 노트에 손으로 적는다.
그리고나서 되든 안되든 무조건 배운 내용을 떠올려 보면서 (오답일 경우를 대비해) 노트에 샤프로 문제의 정답을 적은후에
발음이 어려울거 같은 단어인 경우에는 인터넷 어학사전의 도움을 받아서 정확한 발음을 숙지한 후에 사물에 빗대거나 비슷한 발음이 있으면 연상하면서 외운다.
1시간 안에 배운 내용을 다시 한번 처음과 똑같은 방법으로 적어보고 외운것들 중에 몇개나 숙지하고 있는지 체크해본다.
하루가 지난 시점에 또 한번 이걸 반복한다. 이렇게 공부 방법을 바꾸면서부터 15분 쏙쏙 어휘가 너무 재밌어졌다.
오늘의 교훈 :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어도 물을 억지로 먹일 수는 없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근데 이 속담들은 스페인어로는 뭐지? ㅋㅋㅋ
김승*
2023.06.30